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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어르신 돌봄 기술, 좀 더 세심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돌봄을 위한 첨단기술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방안을 무엇일까?

돌봄기술 동향

노인인구가 1천만 명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65살 이상 고령 비율이 전체 인구의 19.51%를 차지했다. 한국은 고령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대응하여 로봇·AI·웨어러블 기기·헬스케어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도 고령층을 위한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를 중심으로 기술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노인을 위한 돌봄 기술은 공급자 중심의 시혜적 정책과 연계된 경우가 많았다. 돌봄 기술은 공급자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이용하는 사람의 환경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노년층의 표를 기대하는 정치적 시혜성 지원과 당장 손에 잡히는 성과를 선호하는 정책적 방향에 따라 저가형 기기나 장치를 대량으로 보급하는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에 대한 이해 없이 돌봄 기술을 대량으로 보급하는 정책 방향의 실효성에 대해 노인 여가 복지시설 이용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인 여가 복지 시설 수 7만 개,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노인 여가복지 시설 수는 약 7만여 개에 이르고 있고 시혜적 정책으로 그 규모는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달리 이용률은 28.1%에 불과하며, 이용자 수도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젊은 노년층의 이용률은 낮은 반면, 85세 이상의 고령층의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고령자의 연령별로도 이용 편차가 크다.

첨단 돌봄 기술도 고령층의 연령별 성별 지역별 건강상태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데 성과위주의 보급 대수에 집중할 경우 이용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노인 여가 복지시설과 같아질 가능성이 있다.

돌봄기술의 방향

돌봄 기술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서는 첫 번째 단계로 사용자의 니즈와 환경에 맞게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IoT 간 융합을 통해 노인을 위한 다양한 기기 및 장비가 매년새롭게 출품되고 혁신되고 있으나 돌봄기술 자체는 만능이 아니다.

돌봄 기술도입 자체만으로는 산적한 고령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술은 하나의 도구로서 어떤 관점에서 적용하고 도입하는가에 따라 결과와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고령층을 단순하게 연령으로 구분하여 하나의 집단으로 바라보거나 구매력이 있는 액티브 시니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팔기 위한 기술로만 접근하지말고 고령층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이해하면서 노인들이 기술을 통해 존엄, 연결, 확장, 새로운 발견 등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EU는 원격으로 접속이 가능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통해 노인들이 가족·친구·주치의와 소통하고 가족들의 행사에 로봇을 통해 원격으로 참여하거나 더 나아가 로봇을 통해 여행·여가활동에 참여하는 시도도 이루어지는 등 고령층의 연결과 확장성에 기술을 활용하고있다.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에도 단순히신체적 장애나 불편함을 완화시키는 역할에서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보다 활동적인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돌봄 기술 확산을 위해서는 두 번째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일본은 후생노동성과 경제산업성은 돌봄 로봇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거점 인프라를 일본 전역에 설립하고 로봇 체험·설명·렌털 등을 할 수 있도록도와주고 있다.

국내의 경우 돌봄 기술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시회 참가나 국립재활원, 대형의료시설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필자는 정부 및 지자체에 전국에 로봇케어센터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로봇케어센터는 돌봄 기술의 쇼케이스로 활용하고 어르신들이 편하게 방문하여 로봇 기반의 재활, 건강관리, 교육, 대여안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해야세 번째 돌봄 기술을 활용하는 노인에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강하게 남아 있다.

어르신·실버·시니어·황혼세대·액티브 시니어 등과 같은 용어로 노인을 미화하는 단어도 사용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인을 돌봐야 하는 대상이나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분리하는 관점이 존재한다.

미국과 일본은 노인 여가시설에서 노인들만을 대상으로운영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나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참여하고, 세대 간 교류를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노력하고 있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텔레프레즌스 로봇·로봇 휠체어 등을 사용하는 노인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나 편견도 해결해야 한다. 고령층을 사회로부터 분리시키는 접근보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노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대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첨단 기술이 단순히 고령층의 신체적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고 나아가 고령층의 사회적 역할과 자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발전해야 효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첨단 돌봄 기술은 점차 단순히 고령층의 신체적 불편을 해결하는 수준을넘어설 것이다.

기술은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고, 그들이 자아를 다시 회복하며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될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술적 접근이 세심하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와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이경준 기획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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