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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바이오혁명이 ‘노화·고령’의 개념 바꾼다

고령화는 늙고 약한 노인만 연상된다. 하지만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결혼」(1791∼1792)이라는 작품에서 ‘노인=노화’라는 이미지를 전복시켰다. 나이 들수록 약해진다는 상식과 반대로 황혼에 더욱 꼿꼿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치매 조기진단·세포 회춘 프로그램 등 눈길

한국의 고령인구는 약 900만 명이다. 그런데 내년이면 한국 치매 환자 수는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는데,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치매 환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저출산까지 얽혀 있으니, 우리나라는 4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치매의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일부가 파킨슨병이다. 그런데 과학은 아직 사람이 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지 알지 못한다. 가장 확실한 건 뇌혈관 주위에 단백질로 된 섬유 응집체가 축적돼 치매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러한 섬유 응집을 막기 위해서 치료제를 투여한다. 마치 감기 바이러스의 정확한 원인은 모르는 상황에서 그 증상에만 대응하는 것과 같다.

< 인간의 뇌야말로 가장 신비로운 대상이다. 이미지=픽사베이 >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JTBC)에도 치매가 등장했다. 정확히는 노인 증후군이다. 주인공이었던 진양철 회장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음모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과다행동, 환각, 초조함, 떨림 등 섬망 증상을 보였다. 노인 증후군은 급성·만성·일상생활 저하 등으로 구분된다.

노인은 약하다는 상식 뒤바꾼 고야

고령화는 늙고 약한 노인만 연상된다. 하지만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결혼」(1791∼1792)이라는 작품에서 ‘노인=노화’라는 이미지를 전복시켰다. 나이 들수록 약해진다는 상식과 반대로 황혼에 더욱 꼿꼿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림의 구도에서 나타나는 인생은 아래로 볼록한 모양을 띤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할 것이다.

< 그림에서 맨 오른쪽 위에 있는 노인은 상당히 꼿꼿하고 건강한 모습이다. 그림=위키피디아 >

건강한 노화를 위해 기댈 수 있는 건 과학기술이다. 특히 바이오혁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55만 원짜리 피 검사를 통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 마치 암을 미리 알아차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화는 질병 자체라기보다는 질병의 원인이다.

만성 질환의 발병을 늦출 수 있는 시험이 이미 임상 실험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으로 진행된 바 있다. 2015년에 미국 식품의약국은 당뇨병 약물인 메트로프르민이 노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표적화 실험을 통해 사회적 연관 기억을 추적한 바 있다. 특정 기억 효소를 조절하면 기억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유전자 표적화 실험이 기억 되살려

이미 알토스 연구소를 세포 회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세포 건강과 회복력을 회복하기 위한 생명과학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연구에만 30억 달러(약 3조 9,180억 원)이 투입됐다. 21세기 생명과학은 대규모 재원을 가진 장기 프로젝트가 출현해 시스템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나의 몸에 맞는 맞춤형 정밀의료와 스스로 갖추는 회복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건강과 비만의 개념이 현대 생명과학의 진화로 달라지고 있듯이, 노화와 고령의 의미 역시 과학기술의 발달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더욱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려는 태도와 의지일 것이다.

[김재호 과학평론가,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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