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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서평]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

진정한 요양이란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는 경제적 힘이 아니라 그 안에서 대처하는 행동과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양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 임수경 지음 | 삼인 | 232쪽

글 : 윤동현 편집위원, 한국HRD교육센터 팀장(평생교육학 박사)

진정한 요양이란 ‘마음가짐’과 ‘행동’ 아닐까?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돌봄을 하다 물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면서 돌봄을 이어나가는 요양보호사들의 고충도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하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사고가 발생되어 보호자들의 가차 없는 원망과 비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임수경 씨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전산원에서 근무를 했었고 LG CNS, 국세청, KT를 거쳐 한전 KDN 사장,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사장을 역임했다. 언뜻 보면 IT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요양원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저자는 뇌경색을 앓은 어머니와 뇌출혈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 부모님 모두 장기 요양 등급 1등급의 환자다. 재활병원에서 어머니는 9년, 아버지는 6년을 모시면서 한 달에 700~800만 원의 비용 지출을 감당하며 부모님 재활에 힘썼다. 하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았다.

저자는 부모님을 편하게 모실 수 있는 요양원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보아스 골든 케어’ 원장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두 부모님 모두 보아스 골든 케어에서 생활하고 계시며, 요양이 필요한 대한민국 어르신들에게 안락한 보금자리와 재활에 힘쓸 수 있는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엔 정성스럽게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요양보호사와 약을 챙겨주고 건강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주는 간호사가 있다.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전문적 대처가 가능한 곳 △넓고 쾌적한 물리치료실이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할 수 있는 곳 △햇빛이 잘 들고 텃밭이 있어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놀 수 있는 곳 △즐거운 식사가 있고 집과 같이 편안한 주거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을 지향하며 보아스 골든 케어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보아스 골든 케어는 2020년 4월 20일에 개원해 4년 정도 운영을 하고 있다. 입소 어르신 230여 명, 근무 종사자 160여 명이 생활해 나가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겼다.

요양원은 현대판 고려장인가

요양원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현대판 고려장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양이 필요한 부모님들은 본인이 편한 입장을 생각하기보다 사회적 인식이 안 좋다 보니 자식들을 욕보일까 봐 요양원에 입소하는 것을 비밀로 하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보다 동떨어진 곳에서 요양원 생활을 하시려고 한다.

시골에서는 요양 시설에 보내면 부모를 버린다고 생각하고, 자식들을 훌륭히 키웠다고 인정받아왔었는데 시설로 들어간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자식들을 욕보이는 꼴이 될까 봐 연고가 없는 지역이나 자식들 사는 곳 근처의 요양 시설로 온다는 것이 현실이다. 요양 시설에서 폭행 사건, 비인간적 대우 등등이 미디어에 나오는 것 또한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재활병원의 비싼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고, 24시간 요양을 해드릴 수 없는 상황에서 요양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는 아들·딸 둘 다 모두 사회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부모님을 24시간 요양을 시키기에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무 요양 시설로 부모님을 모실 수 있을까? 금액이 싸다고 창이 없는 단칸방에 부모님을 모시고 요양하는 것은 자식 된 도리에서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좋은 환경의 요양 시설을 알아본다고 하면 터무니없는 가격 또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시설만으로 요양원 평가할 수 없다

정말 요양이 필요한 부모님을 모시는 입장에서 필요한 시설이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고 기획·설계해서 개원을 했다고 하는 요양원의 일상이 이 책에 담겨있다.

하지만 시설만으로 요양원을 평가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설 종사자의 마음가짐과 요양보호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현재까지 보아스 골든 케어를 거쳤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들과 그들의 생활들을 글로 잘 나타내고 있다.

물론 좋았던 것들만 작성되어 있지만은 않다. △어르신을 돌보면서 발생되었던 사건·사고 △보호자와의 갈등과 오해 △요양원 원장으로써의 책임과 의지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들의 안전과 평안을 유지시키기 위한 노력 등 요양원에서 일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양(療養)’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요양은 “휴양하면서 조리하여 병을 치료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요양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모시는 시설이라 생각이 먼저 든다. 전문 의학적으로 대응을 하는 곳을 재활병원이라고 하며, 병원 시설을 제하면 요양원이라고 한다.

<과연 좋은 요양원이란 어떤 곳일까. 이 책을 통해 느낀 바는 따뜻한 마음가짐과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사진=픽사베이>

요양원의 한계와 마음가짐

요양원의 한계는 분명하다.

입소할 수 있는 제안된 침상 수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의 제약이 있다. 무엇보다 병원이 아니기에 실시간적 의료적 대처가 되는 부분이 아니기에 응급환자는 요양원 생활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공동체 생활로 이뤄지는 부분이라 전염병이 돌면 면역력이 약해진 어르신들은 더 위태로울 수 있다.

부모님의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현대인들 입장에서는 더 나은 요양원을 찾는 것이 사실이며, 안전하고 평안하게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은 여러 어르신들을 돌본다. 한 명이 한 분씩 돌봄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문제들이 발생된다. 예를 들어, 책에서도 나온 이야기처럼 잠시 눈을 돌리고 다른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낙상사고를 당해 요양보호사들을 질책하는 부분들이 있다.

부모님을 요양원에 맡기면서 24시간 내 부모님만큼은 밀착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보호자들의 입장도 있겠지만, 요양원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인력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돌봄을 하다 물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면서 돌봄을 이어나가는 요양보호사들의 고충도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하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사고가 발생되어 보호자들의 가차 없는 원망과 비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어르신들 손톱이 조금만 길면 타박하고 옷이 지저분하다고 타박하고 엉덩이에 뾰루지가 났다고 타박하고 이것저것 트집을 잡을 것이 없는지 뒤지고 다니는 사람처럼 구는 보호자들이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외출을 나가는 보호자들이 당연한 듯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 해주길 기다리는 보호자들도 있다고 했다. 그걸 보면 서럽다고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이야기하지만 보호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그런 거니 차에서 휠체어 내리고 태우는 일 정도는 하실 수 있도록 요청해놓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글을 보면서 요양원에 돈을 내고 들어왔으니 당연히 받아야 하는 서비스로 생각하는 보호자들에게 경각심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진정한 요양이란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는 경제적 힘이 아니라 그 안에서 대처하는 행동과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양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월간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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